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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산학협력이 키워온 NOKIA, 핀란드의 국가경쟁력을 떠받치다

NEW 산학협력이 키워온 NOKIA, 핀란드의 국가경쟁력을 떠받치다

  • 박성숙
  • 2008-07-16
  • 48896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핀란드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아졌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인구 5백만에 불과하고 산림자원만 있는 유럽의 소국이 NOKIA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가지고 있으며, 정보통신 부문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는 두 강대국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끼어서 역사적으로 침략을 많이 받았으며, 북위 60도와 70도 사이의 아주 추운 지방이다. 최근 IMD, WEF 등의 경제조사기구에서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꼽히고 있으나 90년대 초반에는 역사상 최악의 심각한 불황을 겪기도 했다. 1990년에서 1993년 사이에 GDP는 10% 감소하였으며, 실업률은 같은 기간에 3%에서 16.6%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1995년의 EU 가입은 핀란드 경제에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 왔다. 핀란드는 경제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자국산업 보호정책을 유지하였는데, 그 결과 물가가 비쌌고, 이자율은 독일의 이자율보다 항상 몇 퍼센트 높았으며, 환율의 변동도 심하였다. 90년대 초반 핀란드는 OECD 국가 중에서 소비자 물가가 가장 높은 나라였는데, 특히 추운 날씨로 인하여 농산물의 가격이 아주 높았다. EU 가입은 관세장벽을 제거하여 농산품의 가격을 많이 낮추는 장점도 있었지만 기업에도 많은 이익을 주었다. EU 가입으로 이자율이 낮아져서 기업의 자금부담이 크게 줄었고,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하는 리스크 관리 비용이 대폭 감소하였으며, 장래가 예측 가능하게 되어서 사업계획의 불확실성을 많이 제거하였다. 90년대 초기의 불황 뒤에 8년간 핀란드 경제가 활황을 보인 것에는 EU 가입과 이동통신 NOKIA의 영향이 컸다.
 
핀란드 국가경쟁력의 원천, NOKIA
  핀란드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NOKIA는 1865년에 펄프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하였고, 1920년대에 전선, 고무 분야의 사업이 추가되었다. 1950년대에 전자분야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그 후 15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였다. 이 때문에 전자분야는 NOKIA 그룹의 암적인 존재로 불리기도 했다. 70년대, 80년대에는 전화기와 TV를 생산하였으나 90년대 초반에 회사 전체가 심각한 불황에 빠지자 이동전화와 전화교환기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은 모두 정리하였다. 그 후에 때맞춰 불어 닥친 세계적인 이동전화 붐을 타고 NOKIA는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NOKIA의 연구개발 인력은 2003년 말 기준으로 2만명 정도이며, 전체 인력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석사학위 소지자이며, 연구개발 인력의 7분의 1 정도가 박사학위를 가졌다. NOKIA는 매출액의 9%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입하는데, 연구개발의 특징은 기술의 표준이 제정되기 전 단계에서 많은 연구 노력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과의 협력 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표준제정 전 단계에서는 경쟁 회사와도 긴밀히 협력하여 가능한 한 많은 회사가 동의하는 표준을 제정하여서 그 표준이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을 높이려 노력한다. NOKIA 연구소 예산의 70%는 연구개발 결과를 NOKIA 그룹 회사에 판매하는 것으로 충당된다. 이 방식은 연구개발 사업이 당장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력하게 하고, 사업화 가능성이 희박한 대형 과제는 배제된다. 
 
튼실한 산·학, 기업간 협력체계 구축
  핀란드의 연구 개발 체계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체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다는 것이다. 교수들 중에 박사학위를 갖지 않은 사람이 30% 정도로 많은데, 이들은 모두 기업현장에 근무하는 전문가들로서 이들이 교육,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하여 현장의 변화가 대학에 신속하게 전달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연구개발의 결과를 핀란드 국내에서 평가하지 않고 외국의 저명한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는 세계 통신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NOKIA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1987년 설립된 오타니에미 파크는 헬싱키 서부 에스푸시(市)에 있는 과학단지로 NOKIA를 비롯해 80여개의 기업이 들어와 있으며 5천여명의 연구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핀란드에는 이런 사이언스파크가 모두 19개에 이른다. 핀란드의 사이언스파크는 이공계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밀집해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구소의 기술과 기업의 사업성을 접목시키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생긴 경쟁력이 핀란드의 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아주대학교 산학협력정보지 실사구시 2004년 10월호 발췌)